묵 상/하나님이 그들과 만났을때

역사에 쓰임 받지 못한 '권력의 화신'[41 ▶메대 왕조의 다리오 왕]

미션(cmc) 2009. 8. 8. 13:36

[41 ▶메대 왕조의 다리오 왕]

   
BC 539년 신 바벨론 제국을 무너뜨린 세력은 메대와 바사의 연합군이었다. 이들이 연합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같은 아리안 족이었다는 점과 역사적으로 메소포타미아 지역을 갖고 싶어 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강력한 앗수르가 티크리스 강 유역을 지배하였고 아람 족과 갈대아 인들이 유프라테스 강 유역을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아리안 족들은 비옥한 초승달 농경지역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그 북쪽에서 유목민 생활을 하다가 BC 2000년경 카스피 해 근방의 원주민과 셈족인 엘람 인들을 치고서 남하하여 이란 고원지대와 인도 북부지역을 차지하였던 것이다.

어떻게 하면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메소포타미아 문명권 모두를 차지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아리안 족인 메대와 바사의 왕가가 풀어야 하는 역사적 과제였다. 그런데 마침내 그들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신 바벨론 제국의 황제인 나보니더스는 멀리 아라비아로 장기적인 원정에 나가 있고 그의 아들인 벨사살 왕은 국사를 돌보지 아니하고 연회에만 빠져있었던 것이다(단 5:1). 그래도 상대는 120개의 작은 나라를 아우르고 있는(단 6:1) 거대한 바벨론 제국이었다. 그래서 메대 왕 다리오와 바사 왕 고레스는 은밀하게 군대를 움직여 기습작전으로 벨사살 왕을 죽이고(단 5:30) 바벨론의 중심지역을 단숨에 장악해버렸다.

이제 남은 문제는 원정에 나가 있는 바벨론의 주력군을 누가 막느냐 하는 것이었다. 당시 다리오 왕은 62세 노인이었으나(단 5:31) 고레스 왕은 젊었다. 그리고 매대는 이란 고원 북서쪽에 위치하여 아라비아 사정에 어두웠지만 엘람 지역의 바사는 바닷길로 아라비아와 왕래가 잦아서 그 곳 사정에 밝았다. 그래서 고레스 왕은 회군해오는 바벨론 원정군을 막고자 국경지대로 이동하고 메대의 다리오 왕이 내정을 맡은 것으로 볼 수 있다(단 5:31).

그렇지만 하나의 제국에 두 사람의 황제가 사이좋게 군림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누가 제국의 권력을 한손에 움켜쥘 수 있을 것인가? 이것이 이제 다리오 왕과 고레스 왕이 풀어야만 하는 숙제가 된 것이다.

다리오 왕은 바벨론 전국 120개 도에 자신의 사람 120명을 방백으로 보내어 지방을 먼저 장악한 후(단 6:1) 중앙정부에 총리 세 명을 두어 120명의 방백을 지휘하는 한편 자신을 튼튼하게 보좌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단 6:2). 이 같은 중앙집권제를 확립한 다리오 왕은 이제 황제로 등극하기 위해서 제국의 모든 권력과 권위가 자신에게 집중될 수 있도록 자신을 우상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단 6:7-9). 이 우상화 작업이 다리오 왕의 발목을 잡았다.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시는 일을 다리오 왕이 행했기에 그는 결코 황제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인간의 정치 기술과 통치술로 볼 때는 다리오 왕의 전략은 김일성 부자의 그것만큼이나 뛰어나 보인다. 그러나 스스로 황제가 되고자 세상적인 방법을 선택했던 다리오 왕은 실패했다. 그 이유는 황제를 만드는 하나님의 방법이 따로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와 전략으로 전쟁을 치루고 승전으로 얻은 전리품을 하나님과 백성들에게 돌릴 줄 아는 자가 하나님의 종인데(창 14:14-24) 바사 왕 고레스가 바로 이 같은 사람이었던 것이다(사 44:28-45:7, 스 1:1-4).

다리오 왕의 방법이 잘못되었으므로 그의 수석 총리였던 다니엘부터 이를 따르지 아니했다(단 6:10-13). 다리오 왕은 다니엘을 사자굴에 던져버리지 아니할 수 없었다(단 6:16-17). 비록 그의 재능을 아깝게 생각하여 살리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으나(단 6:14, 18-20) 자신을 신격화함으로써 일사분란한 총동원체제를 만들어 미구에 닥칠 고레스 왕과의 권력투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뜻밖에 다니엘이 사자굴에서 살아나왔다. 그러자 다리오 왕은 다니엘의 하나님의 힘을 빌려서 천하통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다니엘을 자신의 권력 중심에 두고서 반대파을 숙청해버렸다(단 6:24-27). 그러나 다리오 왕은 그의 뜻을 끝까지 이룰 수가 없었다. 왜냐 하면, 인간적인 술수에 뛰어나고 서슴없이 우상화 작업에 나서며 하나님까지 이용하고자 하는 권력의 화신이 하나님의 백성을 구원하는데 쓰임 받을 수는 없었던 것이다. 그 결과 메대의 다리오 왕은 바사의 고레스 왕에 의하여 몰락 당하고 중동지역에는 페르샤 제국의 시대가 활짝 열리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