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교/창세기강해

[김관선 목사의 창세기 강해 (2) ] 금지 명령

미션(cmc) 2011. 6. 20. 08:47

•요절: 창세기  2장 4~17절

   
  ▲ 김관선 목사  
창세기 2장에 우리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이나 다른 짐승 모두 흙이라는 같은 재료를 가지고 창조했는데(7,19절), 사람이 다른 짐승과 다른 것은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으신 것이고(7절) 1장에 의하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었을 뿐 아니라 만물을 다스리게 하신 것이다(1:26-28).

“먹지 말라”

그런데 이런 사람에게만 금지 명령을 주셨다. 17절의 “먹지 말라”이다. 인간들이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모든 먹거리를 준비하신 하나님께서는 그것들 중 먹지 말아야 할 것을 지정하셨다. 다른 짐승에게는 이런 명령이 없었다. 사람은 먹으면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아무 것이나 먹으면 건강을 해치거나 죽기도 하는 면에서 다른 짐승보다 훨씬 예민하다.

사람에게만 무엇을 ‘하라’가 아닌 ‘하지 말라’는 명령을 주셨다. 매우 중요한 뜻이 이 속에 담겨 있다. 사람의 사람다움이란 ‘하지 않아야 할 것을 아는’ 데 있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사람을 짐승 같다거나 짐승보다 못한 자라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사람에게는 이것만큼은 해서는 ‘안되는 바로 그것’이 있다.

십계명에서도 하나님을 섬기는 사람이 ‘하지 말아야 될 것’을 집중적으로 말씀하고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하나님을 경외한다는 것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을 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다움이란 무엇을 해서는 안되는지를 아는 것이다. 그것을 잃으면 사람다움도 잃어버린다.

해서는 안될 일을 하고 좋은 것을 잃는 인간

오늘날 일어나는 안타까운 일을 보라. 교회가 많은 돈과 시간 그리고 이런 저런 힘을 쏟아 부으며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하는가? 그러나 해서는 안 될 그 한 가지를 하므로 인해 비난과 조롱을 받으며 오랫동안 해오던 그 좋은 일들이 짓밟혀버린다.

또 매우 성공적인 목회를 하여 이름을 알리다가 무너지는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좋은 일을 많이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지 말아야 할 그 한 가지를 했기 때문이다. 참 가슴 아픈 일이다. 사람들은 얼마나 좋은 일을 많이 했는지 보다 해서는 안될 일을 한 그 한 가지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다 해도 이것만큼은 해서는 안되는 그것을 알 때 비로소 사람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다. 먹어도 될 뿐 아니라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하나님이 주셨는데 먹지 말라는 금지 명령을 깨뜨리고 기어이 그것을 먹고 만다. 이로 인해 인간은 에덴동산도, 생명도, 인간 다움도 잃고 만다. 하나님이 주신 ‘정말 좋은 것’들을 다 잃는다. 인간이 온갖 좋은 것들을 다 만들어내고 편리함을 누리면서도 아름다움이나 생동감을 잃는 이유는 돈이나 지식의 모자람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충분히 많이 가졌음에도 인간이 해서는 안될 것, 손대서는 안될 것, 먹어서는 안될 것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손대면 안되는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것이 인간다움이고 최고의 지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