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6:51-56 | ||
51 예수와 함께 있던 자 중의 하나가 손을 펴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떨어뜨리니
칼을 거두어라
칼을 휘두른 사람은 베드로입니다. 사복음서를 종합해보면 그렇습니다. 베드로는 차분한 판단과 명확한 결단을 갖고 전략적으로 칼을 빼서 휘둘렀던 것일까요? 그렇지 않았을 것이 분명합니다. 베드로의 심정을 생각해 봅니다. 베드로의 상황을 상상해 봅니다. 베드로는 두려웠습니다. 심정은 거의 절망적입니다. 몇 시간 전 저녁식사 자리에서부터 모든 것이 엉켜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수님이 베드로에게 배반을 예고하실 때는 직격탄을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때 죽더라도 도망가지 않겠다고 장담했습니다. 맹세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인간적인 신의를 저버린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배운 것이 많지 않고 재산은 많지 않아도 인간적으로 신의는 지키며 살아왔고, 이것이 베드로에게 자존감을 지키게 해주는 근거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이 체포되십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지켜야 합니다. 다른 사람은 다 도망치더라도 베드로만은 그럴 수 없습니다. 베드로는 절망이 자신을 덮쳐오는 것을 느끼며 칼을 뺍니다. 절망에 대한 패배, 거기에서 일어나는 독한 분노가 베드로의 팔에 강하게 흐릅니다. 칼을 휘두릅니다. 누구라도 이 칼에 맞으면 죽을 겁니다. 지금까지 사람을 죽여 본 적은 없습니다. 평생 해온 일이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민족의 억압에 분노하면서 독립 운동에 나설까 생각했던 적이 있었지만 가족을 생각하면서 접었습니다. 칼을 휘두르는 시간은 극히 짧았겠지만 베드로에겐 아주 긴 시간처럼 생각되었습니다. 수도 없이 많은 생각이 그 시간에 베드로의 머리에서 춤추며 지나갔습니다. 마치 천천히 움직이는 그림처럼 그렇게 칼을 휘두른 것 같다고 생각도 들었습니다. 갑자기 들려오는 예수님의 음성에 베드로는 행동을 멈추었습니다. 크지는 않지만 단호하고 강한 목소리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네 칼을 도로 칼집에 꽂으라! 칼을 가지는 자는 다 칼로 망하느니라!” 베드로는 두어 걸음 뒤로 물러섭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이어집니다. “너는 내가 내 아버지께 구하여 지금 열두 군단 더 되는 천사를 보내시게 할 수 없는 줄로 아느냐! 내가 만일 그렇게 하면 이런 일이 있으리라 한 성경이 어떻게 이루어지겠느냐.” 제자들이 사방으로 뜁니다. 베드로도 뜁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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